프롤로그(작성시 레벨2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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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2파이어엔진 0 84 2018-11-06
망망대해. 끝도 없는 바다다. 식량은 다 떨어진지 오래고 어부가 잡아 주는 물고기가 끼니의 전부다. 이 원주민 어부가 없었다면 정말 이미 죽었을지도 모른다. 나는 과학자다. 그것도 해양 과학자. 해양 탐사를 한두 번 떠나 본 것도 아닌데 이런 내가 표류를 할 줄이야. 지나가던 갈매기가 비웃을 일이다.

이번 탐사는 태평양 한 가운데서 진행 될 예정이었다. 사실 적당히 표본을 채취한 다음 남은 여비로 태평양의 어느 산호섬에서 쉬다 올 계획이었지만. 휴가도 겸한 탐사는 시작되었고 나는 출발지 근방의 원주민 어부를 한 명 고용했다. 다른 팀원들이나 조교들 보다는 하대하기도 쉽고 허드렛일을 시키기 적당하기에. 원주민의 이름은 켈 이었다. 켈은 젊은 어부였는데, 집에 아이가 둘이나 있다고 한다. 먼 바다에 한 달씩 자리를 비워야 했기에 먼저 선불로 돈을 쳐 주고 고용했다. 설마 바다 한 가운데서 도망갈 일은 없겠지. 그렇게 우리는 한 달 치의 식량을 가지고 바다로 나왔다. 켈은 영어를 능숙하게 하지는 못했지만 영국령의 섬에서 자란 덕에 완전히 못하는 편은 아니었다. 모터보트를 운전하는 솜씨도 썩 괜찮았다. 원주민이라고 해서 벌거벗고 통나무를 타던 시대는 막을 내렸나 보다. 이 건장한 원주민 어부는 짧은 회색빛 머리칼에 건강한 구릿빛 피부를 가졌다. 아직 서른 살 언저리인 것 같은 데 머리가 다 샌 모양이다. 딱히 나눌 대화의 접점도 없었고 아무리 영어를 해봐야 미개한 원주민일 뿐이기에 밥을 먹거나 표본을 채취할 때 일을 시키는 경우를 제외하면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원주민의 특성인지는 모르겠으나, 웃통을 벗고 다니는 습관이나 특유의 냄새는 정말 불쾌하게 여겨졌다. 미개하기 짝이 없군. 하고 생각하며 손이 닿거나 손으로 음식을 먹으면 성화를 부렸다. 적어도 내 앞에서 만큼은 그러지 말던가. 그럴 때 마다 그는 ‘미안해요’라고 중얼거리며 고개를 숙이고 사과를 했지만 입에 발린 말 이라고 생각했다.

근 열흘간 바다를 떠돌며 충분한 표본들과 샘플을 채취했다. 켈은 해양 생물에 대해 아는 바가 전혀 없었다.

무식하긴. 어부라고 해서 물고기를 잘 아는 건 아닌 모양이다. 항해 13일째, 이제 돌아가자는 켈의 말을 무시하고 진귀한 물고기들을 조금만 더 보고자 했던 안일한 생각이 화를 일으켰다.

배의 내비게이션에서 우리의 현재 위치가 변하지 않고 있었다. 길을 잃은 건가? 싶었지만 주변이 망망대해라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줄 알았다. 하지만 위도나 경도조차 한 시간 째 변화가 없는 것을 보고 GPS기능이 고장 난 것을 알게 되었다. 낭패다. 정말 밑이 검게 보일 정도로 물이 차고 깊다. 어디로 가는 지조차 감이 안 잡히는 가운데 표류가 계속 되었다. 식량은 바닥나게 되었고 근근이 어부가 잡아주는 물고기로 연명하고 있는 실정이다. 배는 고프고 물도 부족해서 짜증의 빈도가 늘었다. 히스테릭하게 켈을 상대로 화를 내봤지만 그래봐야 달라지는 상황은 없다는 게 현실. 정말 갈수록 물과 식량이 부족해져서 눈앞이 핑핑 돌 지경이다. 작은 모터보트는 연료가 바닥나서 그저 해류를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는 게 전부였다.

켈은 햇볕에 피부도 많이 그을리고 면도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덥수룩한 수염은 거지꼴을 연상하게 했다. 절망만이 가득한 그때였다. 누워있는데 켈이 흔들어 깨워서 성화를 부리며 일어났다. 지치지도 않는가보다. 켈이 가리키는 곳을 보니 아주 먼 곳에 작은 바위 같은 것이 보였다. 이 거리에서 저 정도 크기라면 육지의 일부이거나 섬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환호하며 그 섬에 닿기 위해 남은 힘을 모두 그 쪽으로 노를 젓는데 써 먹었다. 켈은 원주민답게 노를 잘 젓는다. 한 한시간정도 노를 젓자 그 바위처럼 보였던 곳에 가까이 다다를 수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 꽤 큰 섬이다. 저 정도 규모라면 먹을 것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켈을 독촉해서 섬의 해변에 닿을 수 있었다. 이런 망망대해에 있는 섬이라면 무인도일 가능성이 높다. 식량을 챙겨서 떠나거나 아니면 여기 정착을 해서 구조를 요청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후에 일이 어찌 되던 간에 식량과 물을 구해야 했기에 보트에서 내려 섬에 발을 디뎠다.

그것이 악몽의 시작일 줄은 나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섬은 열대의 섬처럼 나무가 우거져 있었고 사람의 흔적이 없었다. 나와 켈은 이곳저곳 돌아 다녔지만 우리가 내린 곳의 해변은 큰 절벽 뒤라 절벽을 넘어가는 것은 불가능 했다. 다행히 해변 근처에 숲과 맑은 물이 있었고 그것 만 해도 꽤 넓었다. 이정도의 정보를 수집하기 까지 총 3일의 시간이 걸렸다. 일단 내린 결정은 잠시 정착하면서 건강도 회복하고 식량을 충분히 챙겨 다시 나아가자는 것이었다. 하지만 모터보트의 연료가 바닥나서 말로만 잠시 정착이지 정작 언제 출발 할 것인지조차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다. 일단은 마땅한 거처가 없어서 나무 밑에서 자봤지만 새벽에는 아무리 열대 기후라도 추웠다. 그래서 엉성하게나마 집의 형태를 띈 것을 얼기설기 만들었고 나름 지낼 만 하다고 자부하던 터였다. 며칠간 안보이던 켈이 나타났다. 해변에서 큼직한 돌멩이들을 주워가고 있었다. 숲속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봐서 거기서 지내는 모양이었다. 변변치 않지만 열매를 따 먹고 지낼 거처가 생겼다 보니 켈 따위는 잊은 지 오래였다. 원래 자연 속에서 잘 살던 원주민이니 그러려니 하고 있었다. 켈과 협력했다면 더 나은 거처를 마련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뭔가 원주민의 도움을 받는 다는 것 자체가 조금 불쾌했다. 집을 만든다고 치면 거기서 같이 살고 집도 공동 소유가 될 테니까. 나뭇잎 같은 것을 깔고 지낼 것 같다고 생각하며 몰래 켈을 따라 숲으로 들어갔다. 숲 안에 너른 공터가 있었고 거기엔 나무로 지은 간이 오두막과 불이 있었다.

나는 불을 피울 생각도 하지 못했던 것을 미개한 원주민이 해냈다는 게 상당히 불편했다. 사실 불을 피울 생각을 안 한 건 아니고 피우지 못한 것이 더 맞는 표현이겠지만. 오두막은 아직도 짓고 있는 중 인듯했다. 주워간 돌을 둥글게 쌓아 불씨를 보존하는 화덕을 만들고 있었는데 자주 해 본 듯 했다. 차마 도움을 달라고 부탁하기도, 뭔가 요구하기도 자존심 상했다. 어느 샌가부터 우리는 각자의 개인적인 삶을 이 섬에서 영위하고 있었다. 과연 언제쯤 섬을 떠날 수 있을지, 섬에서 떠나는 건 혼자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가족도 있는데 켈이 안 떠날 리는 없지 않은가. 솔직히 혼자서 다시 망망대해를 건넌다는 건 생각도 하기 싫었다. 그래서 말을 걸었다.

“이봐 켈. 이 섬에서 나갈 의향은 있는거야?”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그는 화덕을 쌓는 데 열중하고 있었다.

“이봐, 지금 내말 무시 하는 거야? 건방지게?”
그래도 계속 무시한다. 심지어 안 보이는 사람 취급하듯 옆을 쓱 지나가버린다.

“이 버러지 같은 원주민이! 정말 몰상식하군!”

그러자 켈이 우뚝 멈춰 섰다. 하여튼 정말 우둔하다. 꼭 거친 말을 해야 알아듣는 걸까? 멍청한 원주민 같으니라고.

“닥쳐. 난 이제 더 이상 당신 일꾼이 아니야.”

그 말에 얼어붙었다. 늘 굽신 거리고 ‘미안합니다’를 서툴게 말하던 켈은 능숙하게 영어를 구사하며 냉정하게 말했다. 그리고 불씨를 옮기며 한마디 덧붙였다.

“나도 내 말이 있어. 영어로 말 걸지 마. 나는 내가 알아서 섬을 나갈 거니까 당신은 당신이 알아서 해.”

“뭐? 내가 선불로 돈 줬잖아! 내가 나가서 너희 가족을 알거지로 만드는 수가 있어!”

“정말 구제불능이야 당신은. 당신 혼자 여길 나갈 수 있을 거 같아? 교수씩이나 됐으면 타인을 존중하는 법은 알 줄 알았는데.”

“말 다했나? 이 더러운 원주민 새끼가 뭐라고?”

“어쩌라고 백인 새끼야. 당신이라는 칭호가 아깝군. 넌 얼마나 잘나서 그렇게 오만하게 구는데?”

“미개한 너희 보다야 낫지. 넌 아무것도 모르잖아?”
너라는 칭호에 발근해서 말했지만 이 싸가지 없는 원주민 어부는 아무것도 담지 않은 차가운 눈으로 대꾸했다.

“집을 만들 줄 알아 고기를 잡을 줄 알아. 네가 아는 건 뭔데?”

그 말에 발끈해서 씩씩거리며 욕을 했지만 나무를 쌓아 문짝을 만들며 태평히 대꾸할 뿐이었다.

“시끄러워. 가서 물고기 크기나 재시지. 그게 네가 아는거잖아. 썩 꺼져.”

 그는 저리로 가란듯 손을 휙휙 저었다.



***

대충 휘갈겨진 글은 거기서 끝이었다. 해변가에 덩그러니 놓인 노트는 모래에 반쯤 파묻혀 서서히 햇빛 아래에서 삭아가고 있었다. 과연 기록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섬 깊은 곳에 들어가게 되면 알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

과연 힘좋은 원주민 어부와 오만한 백인 교수가 외딴 섬에 놓이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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