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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vs 치타

Lv.3금색 11 341 2018-12-09
몇 달 전에 모 대형 커뮤니티에서 꽤 진지한 논쟁이 사람과 치타가 맨손으로 싸우면 누가 이길까입니다. 무슨 바보같은 논쟁이냐 싶겠지만 의외로 진지한 논쟁이었고 논쟁거리가 될만 합니다. 이게 성립이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치타가 맹수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더럽게 못 싸운다는게 큽니다.

 아프리카 원주민들 사이에서는 치타는 맹수 취급을 못 받습니다. 정확하게는 동네 똥개 취급... 사람에 대한 공격성이 없다시피해서입니다. 오히려 하마, 코뿔소, 코끼리등은 엄청난 맹수죠. 특히 하마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사람을 많이 죽이는 동물 1위... 반면 치타는 카운트 자체가 없습니다. 부상자도 몇 년에 한명 나올까말까... 치타 부부가 마을 앞에 있던 대여섯살 꼬마랑 놀아주다가 아기 부모가 오니 부모에게 쓰다듬 한번 받고 떠났다는 훈훈한(?) 일화도 있을 정도입니다. 사람에 대한 공격성 약하기로 유명한 퓨마도 그래도 1년에 1명 살짝 미달할 정도로 사망자를 내는 걸 생각하면 유별나죠.

 치타가 맹수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에게 온순한건 얘가 엄청 약골이어서입니다. 정확하게는 속도에 모든걸 투자하다보니 딴게 다 약합니다.

 치타가 사냥할 때 보면 먹잇감을 잘 쫓아가서 무는데까지는 성공했는데 그 이후에 쩔쩔매는게 흔합니다. 악력이 약하고 근력도 약해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호랑이나 사자, 표범처럼 목을 문 후 단숨에 꺽어서 죽이는 건 못하고 목을 문 후 체중으로 눌려서 저항 못하게 한참을 한 후에야 숨이 끊어진 상대를 먹기 시작하죠. 그리고 그게 영양 중 가장 작은 톰슨가젤 상대로... 재수없으면 여기서 풀려서 반격받고 죽는 일도 흔합니다. 웃긴건 치타는 가장 힘이 쎄다는 고양잇과 동물이라는거...

 고양잇과 동물은 순간 힘을 내는데 최적화되서 동일 근육량이면 사람대비 4배 이상의 힘을 냅니다. 표범만 해도 엄청난 식인표범이 등장하는 이유가 얘들이 열대지방에서는 평체가 40kg 정도로 인간의 반이지만 힘은 두배가 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스텔스 기능과(호랑이와 표범은 사람에게 들키는건 사냥 직전일 때 뿐일 정도...) 날카로운 발톱과 송곳니에 악력까지 사람이 저항이 불가하죠. 사실 사람은 20kg 정도인 중형견과도 힘겨루기하면 쩔쩔매니...

 근데 치타는 힘이 엄청 약해서 얘들이 평체가 3~40kg 정도인데 근력이 사람 수준 이하입니다. 즉 동일 사이즈 개와 비슷하거나 더 약합니다. 성인 여자가 치타랑 힘겨루기해서 이길 정도라니... 속도내려고 무게 줄여서 근육량을 최소화하다보니 벌어진 사태. 반면 고양잇과 동물의 약점인 체력조루는 그대로라  초반만 사람이 버티면 그 후에는 치타가 힘에서 딸림니다.

 여기에 발톱도 상당히 무딘 편이고(밖으로 나와 있어서) 악력도 약해서 한방 치명상이 어려우니 정면대결에서는 치타가 사람을 제압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치타가 사람을 공격한다는건 기습이고 기습은 동물들 중 최고라는 치타라 사람은 발견 못해서 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만 이게 또 안 벌어지는게 얘들이 맹수답지 않게 순해 빠졌습니다. 천부적인 사냥꾼이 순해요? 싶지만 사실입니다.

 치타는 아프리카에서 양서류 빼면 척추동물 중 거의 유일한 완전한 프레데터입니다. 사자만 해도 먹이의 반 이상이 남의 꺼 빼앗은 스케빈저라는 걸 생각하면 어라 싶은데요, 이게 얘들이 약해서 벌어진 겁니다. 치타는 생태계 최하위 맹수라서 잡은 거 빼앗기는게 일상. 스케빈저짓을 하려면 싸움을 잘해야하는데(경쟁을 이겨야하니...) 얘들은 독수리와 1:1도 지는 놈들이라... 얼마나 얘들이 순하냐하면 덩치가 1/4 밖에 안 되는 카라칼에게도 도망갈 정도입니다. 얘들이 오소리과 애들 수준으로 성질 더럽기로 유명하나 그래도 체급 수준이 다른데 싸울 생각도 못할 정도. 오죽하면 얘들이 먹는 습관이 소식인데 이게 항상 빼앗기니 빨랑 먹고 도망쳐서 생긴 습관이죠.

 치타가 성체가 될 확률은 10% 미만이고(어미가 혼자 키우는데 사냥 갔다올 때 죽는 일이 흔하다고... 특히 사자나 하이애나가 치타 새끼는 기를 쓰고 죽이죠.) 초보 엄마는 3~4번 정도는 새끼 다 잃어본 후에야 키우는데 성공합니다. 여기에 조금만 부상당해도 굶어죽기 십상이라(너무 속도에 특화된 사냥방식이라...) 싸움 자체를 기피하는 것까지 더해져서 이게 맹수 맞는지 싶을 정도로 순합니다. 실제로 아프리카에 대형견인 캉갈을 도입한 순간 치타의 가축 습격은 보기 어려워질 정도입니다. 제아무리 대형견이라도 고양잇과 대형 맹수 상대로는 시간 버는게 한계인데 치타는 제압이 가능해서...

 치타는 번식만 쉬웠다면 덩치 큰 고양이 취급 받았을 애들입니다. 고양이보다 더 순하니 인기 폭발이었을 듯... 근데 고대 이집트 시절부터 얘들 가축화 수없이 시도해봤지만 다 실패. 가축으로서는 번식이 더럽게 어렵습니다. 얼마나 어렵냐하면 애버랜드가 현재까지 딱 2번 번식 성공했는데 엄청 자랑할 정도입니다.

 덕분에 치타는 사람이 낯설기도 하고 겁도 나니 공격할 생각 자체를 안 하고 고양이 취급받는 일이 벌어집니다.

 단, 그래도 맹수는 맹수라서 얘들 앞에서 도망치면 나 죽여주세요입니다. 본능적으로 공격을 가하는데다가 사람보다 덩치 큰 동물도 사냥이 가능한 녀석들이라서요.(얼룩말까지 사냥한 사례가 있습니다.)

 결론인 제목으로 돌아가면 사람과 치타가 맨몸으로 맞짱 뜨면 당연하지만 승률은 치타가 위입니다. 근데 유의미한 수준의 승률을 사람이 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맹수가 치타입니다.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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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
치타가 이정도일줄은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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