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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심판

Lv.3금색 6 134 2018-11-22
명품이라는 건 실제 제품의 질이나 품질보다는 사람의 이미지로 형성된다라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입니다. 즉 좋은 제품이라 명품이라기보다는 명품으로 인식이 되서 좋은 제품이라고 믿는거죠.ㅎㅎㅎ

 워낙 사례가 많지만 이건 아주 극단적인 검증을 거친 사례입니다.


 와인이라면 최고 고급은 프랑스 빈티지입니다. 이탈리아가 과거 영광을 내세워서 조금 따라가는 정도... 원조인 그리스야 몰락이고... 근데 최근 신대륙 와인이 많이 보입니다. 좋아하는 사람도 많고요. 근데 신대륙 와인에 대한 이미지는 그냥 싸고 맛있는 정도인데요, 그정도일까요?

 1976년 영국의 유명한 와인 평론가가 요즘 신대륙 와인도 괜찮네? 하고 블라인드 테스트 해보죠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영국의 경우 와인 최대 소비국 중 하나고 당연하지만 프랑스 와인 광빠입니다. 이 테스트를 연 것도 캘리포니아 여행갔다가 마셔보고 어라 얘들꺼도 괜찮긴 한데 프랑스 와인에게는 급이 다른 걸 보여주자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파리의 호텔에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는데요, 심사위원은 11명이며 죄다 와인업계 높으신 분들 모시고 옵니다. 유명 소믈리에나 평론가, 협회장 등... 그리고 당연하지만(?) 프랑스인이 9명.(당연하지만 이 때 와인업계 유명인사라면 프랑스인이 다수고 영국인이 좀 끼는 수준이라...)

 프랑스와 미국의 유명 빈티지에서(ex)몽라셰, 샤또) 직접 공수했고 레드, 화이트 와인 각각 프랑스는 4종, 미국은 6종입니다. 프랑스에서 하면서도 정작 프랑스 와인이 적은 이유도 뭐...

 원래는 같이 발표하려고 했으나 레드 와인 시음 준비가 늦어지면서 화이트 와인 먼저 발표합니다. 그리고 연회장은 충격에 빠집니다.

 미국 와인이 1, 3, 4, 6, 9, 10위를 차지, 즉 프랑스 와인을 이긴 겁니다. 그것도 상위권을 쓸면서... 게다가 10위한 와인은 보관 문제로 상하면서 미국 와인인걸 들켰으니...

 모두가 충격에 빠집니다. 특히 와인 세팅을 하던 소믈리에들은 미슐렝 3스타 레스토랑의 수석 소믈리에가 미국 와인을 극찬하면서 프랑스 와인보다 높은 점수 주는걸 보면서 경악했다고 하네요.ㅎㅎㅎ

 바짝 긴장한 심사위원들은 제대로 평가하자에 대동단결합니다. 여기서 제대로 평가하자는 미국 와인 따위에게 위대한 프랑스 와인이 질 수 없다라는 거...

 그리고 레드 와인 시음 결과가 나왔는데요, 프랑스 와인은 화이트보다는 선전합니다. 1~4위는 점수 차가 거의 없었을 정도라고 하네요. 아까는 상위권도 거의 없었으나 이번에는 2, 3, 4, 6위로 상위권을 점령합니다. 근데 1위는? 미국 와인이네요.ㅎㅎㅎ

 이건 시음한 심사위원도 충격에 빠질 정도의 결과라서 어떤 평론가는 결과표를 빼앗으려고까지 했다고 합니다.ㅎㅎㅎ 모 평론가는 이건 순서가 프랑스 와인이 불리했어 무효야라고 했는데 이거 제비뽑기였습니다. 기자들은 이 행사는 알고 있었으나 당연히 프랑스 와인이 이길 줄 알고 안 왔고 타임즈 기자 한 명이 애주가라 마침 근처에 있는 김에 맛있는 와인 얻어먹으려고 왔다가(본인도 당연히 미국 와인이 떡실신 당할거라고 생각하고 왔다고...) 이 결과를 보고 파리의 심판이라고 기사를 내면서 알려집니다.

 프랑스는 충격에 빠집니다. 문화 대국이라고 자부했고 그 중심 중 하나가 와인인데 그게 돈만 많은 미국애들에게 졌으니... 프랑스 언론은 축소보도했으나 타국에서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유명해졌을 정도입니다. 해당 심사위원들은 매국노 취급 받았고 주최한 영국 평론가는 프랑스 와인빠였는데도 프랑스 와인을 망치려고 이런 걸 열였다라고 까였을 정도... 오죽하면 프랑스에서는 이날을 국치일이라고 할까요?

 반면 미국 와인업계는 자신감을 얻고 이후에도 계속 와인을 발전시켜나가서 큰 성장을 이룹니다. 특히 양대 1위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고...

 특히 레드 와인에서 1위한 제조업자는 이 때 프랑스 유명 와이너리 참석했는데요, 이 결과 듣고도 우리 같은 시골 애송이가 좋은 평가를 받아서 영광입니다라고 겸손하게 말했고(잘난척하면 주류에 찍히니...) 프랑스 업자들은(이 때 결과 몰랐습니다) 앞으로 더 잘하면 되죠하고 격려했습니다. 그리고 프랑스 업자들이 떠나자 미쳐 날뛰었다고...(비수 대전 승리 후 동진의 명재상 사안의 일화와 유사하네요.)

 이 때 프랑스 업계에서는 와인은 오래 숙성을 잘 시켜야 제대로 맛이 나는데 10년도 안 된 와인들가지고 했으니 이건 제대로 된 평가가 아니야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신의 물방울에서도 그런 묘사 등장하죠?

 그래서 좋아 10년 후 30년 후에 다시 동일 빈티지로 붙어보자라고 합니다. 그리고 재대결하는데 결과는...

 더 처참합니다. 1986, 2006년 모두 미국 와인이 1~5위를 싹쓸이하는 대참사가 난 것. 즉 프랑스 와인이 숙성되면 진짜야라는 것도 헛소리라는거...

 훗날 전문가들이 이 결과 가지고 논의한 결과는 제대로 평가했다라고 하네요.ㅎㅎㅎ

 신의 물방울이 엉터리라는게 이 파리의 심판을 속임수라고 까고 언급도 안 한다라는거... 프랑스 빠 작가에게는 언급하기도 싫은 일이니 그렇겠지만 정당한 대결을 이렇게 궤변으로 가린다는 자체가 문제입니다.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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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남선비
프랑스 자연환경이 그만큼 훼손되어서 그런걸려나
금색
당연하지만 그건 아닙니다.
브룩맨
사실 프랑스랑 미국이랑 품종이 같죠.
예전 유럽종이 전멸하면서 미국 포도나무를 수입하면서...
각고면려
충격적이네요. 명품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플로리안
이 파리의 심판사건을 실제영화로 제작하기도 했었군요. 영화제목이 " 와인 미라클 " 입니다.
Prazer
와우... 역시 테스트를 해보는 게 공정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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